당신이 소급기여금을 무조건 납부해야 하는 이유


사무실에서 시작된 군기여금 논쟁

얼마 전 사무실에서 군경력 소급기여금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군기여금은 하루라도 빨리 내는 게 이득이다.”

반대쪽에서는 전혀 다른 이야기가 나왔다.

“어차피 공무원연금은 많이 내면 많이 받는 거 아니야? 지금 낮은 직급에서 소급기여금을 내지 말고, 나중에 고위직이 됐을 때 기여금을 많이 내는 게 오히려 연금에는 유리하지 않을까?”

듣고 보니 둘 다 그럴듯했다.

군경력은 똑같은데 젊을 때 저렴하게 산입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주장과, 높은 직급에서 더 많은 기여금을 납부해야 나중에 연금도 많아질 것이라는 주장.

과연 어느 쪽이 맞을까?

결론을 내리려면 먼저 공무원연금에 대한 한 가지 오해부터 풀어야 했다.

공무원연금은 내가 낸 기여금 총액에 비례해서 연금액이 결정되는 구조가 아니다.

이 사실을 이해하고 나니 군경력 소급기여금을 언제 납부하는 것이 유리한지도 자연스럽게 답이 나왔다.


공무원연금은 어떻게 계산될까?

그렇다면 앞서 사무실에서 벌어진 논쟁의 답을 찾기 위해서는 먼저 공무원연금이 어떤 방식으로 계산되는지부터 알아볼 필요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공무원연금을 이렇게 생각한다.

“내가 기여금을 많이 냈으니, 나중에 연금도 많이 받겠지?”

얼핏 생각하면 당연한 이야기처럼 들린다. 하지만 공무원연금은 은행 적금처럼 내가 납부한 기여금의 총액을 쌓아두었다가 그 금액에 비례해 돌려받는 구조가 아니다.

공무원연금공단에서 안내하는 퇴직연금의 기본적인 산정 구조를 단순화하면 다음과 같다.

공무원 퇴직급여 산출 계산 : 평균기준소득월액 × 재직기간 × 연금지급률

실제 계산에서는 임용 시기와 재직기간에 따른 적용비율, 소득재분배 등 여러 요소가 추가되기 때문에 이보다 복잡하지만, 중요한 것은 산식 어디에도 ‘내가 지금까지 낸 기여금 총액’이 직접 들어가지 않는다는 점이다.

즉, 연금액을 결정하는 핵심은 크게 얼마의 소득을 기준으로 근무했는지, 그리고 연금에서 인정되는 재직기간이 얼마나 되는지라고 볼 수 있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그렇다면 높은 직급의 공무원들이 기여금도 많이 내고 퇴직 후 연금도 많이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이 부분을 이해해야 처음에 이야기했던 “군기여금을 나중에 고위직이 되었을 때 더 많이 내는 것이 유리하다”는 주장이 맞는지 틀린지를 판단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답의 핵심에는 ‘평균기준소득월액’이라는 개념이 있다.


평균기준소득월액이란?

공무원연금을 계산할 때 중요한 것이 바로 ‘평균기준소득월액’이다.

쉽게 말하면, 재직기간 동안의 기준소득월액을 퇴직 시점의 가치로 환산(현가화)한 뒤 평균한 금액이다.

예를 들어 신규 공무원 시절 기준소득월액이 250만 원이었다고 해서, 퇴직할 때도 단순히 250만 원 그대로 계산하는 것이 아니다. 과거의 소득을 일정한 기준에 따라 퇴직 시점의 가치로 환산하여 계산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점은 내가 실제로 납부한 기여금 총액을 평균내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기여금을 얼마나 냈느냐가 아니라, 재직기간 동안 기준소득월액이 얼마였느냐가 중요하다.

기준소득월액을 가장 쉽게 올릴 수 있는 방법은 승진이다.

승진하면 기본급을 비롯한 보수가 올라가고, 이에 따라 기준소득월액 역시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소방사 → 소방교 → 소방장 → 소방위 → 소방경

으로 승진하면서 소득이 증가하면 기준소득월액도 함께 높아지고, 이것이 장기간 누적되면 평균기준소득월액에도 영향을 준다.


고위직이 되어 군기여금을 더 내면 연금도 늘어날까?

이제 처음의 논쟁으로 돌아가 보자.

“군기여금을 지금 내지 않고, 나중에 고위직이 되었을 때 더 많이 납부하면 연금도 더 많이 받지 않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

예를 들어 같은 군복무기간 2년을 산입한다고 가정해보자.

현재 월 30만 원씩 납부하면 720만 원, 나중에 직급이 올라 월 60만 원씩 납부하면 1,440만 원을 내야 한다.

납부금액은 두 배가 되었지만 인정받는 군경력은 똑같이 2년이다.

더 중요한 것은 소급기여금을 1,440만 원 냈다고 해서 평균기준소득월액이 올라가는 것도 아니라는 점이다.

평균기준소득월액은 앞서 설명했듯 재직 중 기준소득월액을 바탕으로 산정되는 것이지, 소급기여금을 얼마나 비싸게 납부했는지에 따라 올라가는 것이 아니다.

결국 같은 군경력 2년을 인정받는다면,

비싸게 낸다고 더 많은 군경력을 인정해주는 것도 아니고, 평균기준소득월액을 높여주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굳이 직급이 오른 뒤 더 비싼 금액으로 군기여금을 납부할 이유가 있을까?

여기에 ‘기여금 납부기간 36년’까지 생각하면 군기여금을 일찍 납부해야 하는 이유는 더욱 명확해진다.


공무원연금은 적금이 아니다

결국 사람들이 가장 많이 헷갈리는 부분은 이것이다.

“내가 기여금을 많이 냈으니, 나중에 연금도 더 많이 돌려받겠지.”

하지만 공무원연금은 내가 납부한 돈을 개인별로 차곡차곡 쌓아두었다가, 납부한 금액에 비례해 돌려주는 적금과 같은 구조가 아니다.

연금액을 결정하는 핵심은 내가 납부한 기여금의 총액이 아니라 평균기준소득월액, 재직기간, 연금지급률 등이다.

따라서 같은 군복무기간을 산입한다면, 직급이 낮을 때 적은 금액으로 납부하든 나중에 고위직이 되어 더 많은 금액을 납부하든 인정받는 군복무기간은 동일하다.

더 많은 소급기여금을 냈다고 해서 그만큼 평균기준소득월액이 올라가는 것도 아니다.

결국 핵심은 간단하다.

“많이 내면 많이 받는다”가 아니다.
같은 군경력을 인정받을 거라면 굳이 비싸게 낼 이유가 없다.

공무원연금에서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은 기여금을 냈느냐가 아니라, 어떤 기준소득으로 얼마나 오래 재직했느냐이다.

그래서 군경력을 산입할 생각이라면, 굳이 직급이 오를 때까지 기다렸다가 더 비싼 소급기여금을 납부할 이유는 전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