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옵세션 후기|사랑과 집착, 그 경계에 있는 영화

2026년 상반기 북미 지역에서 먼저 개봉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는 소식은 이미 접하고 있었습니다.

한국에는 언제 개봉하나 기다리고 있었는데, 마침 예고편을 통해 9월 2일 국내 개봉 소식을 알게 됐습니다.

기다렸던 작품인 만큼 근무가 끝난 비번 첫날, 바로 극장으로 향했습니다.

평소 공포영화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도 정말 재미있게 봤습니다. 개인적인 평점은 ⭐ 5점 만점에 ★★★★★ 5.0점!!


영화 <옵세션>은 어떤 영화인가?

영화 **<옵세션>**은 사랑과 집착이라는 감정을 공포의 영역으로 끌고 간 로맨스 호러 영화입니다.

누군가에게 사랑받고 싶다는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지만, 만약 그 마음이 내가 원하는 방식대로 이루어진다면 정말 행복하기만 할까요? <옵세션>은 이런 단순한 질문에서 시작해 이야기를 점점 기묘하고 불편한 방향으로 끌고 갑니다.

특히 흔히 떠올리는 귀신이나 괴물이 등장해 관객을 놀라게 하는 공포영화라기보다는, 사람의 감정과 관계가 뒤틀리면서 만들어지는 불안감과 섬뜩함에 더 집중한 작품입니다.

그래서 저처럼 공포영화를 즐겨 보지 않는 사람도 비교적 부담 없이 볼 수 있었고, 오히려 베어와 니키의 관계가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지 궁금해서 끝까지 몰입해서 볼 수 있었습니다.


짧은 줄거리

주인공 베어는 오랫동안 친구로 지내온 니키를 남몰래 좋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친구라는 관계를 깨뜨릴 용기가 없어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 채 곁을 맴돌기만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베어는 우연히 소원을 이루어준다는 정체불명의 물건을 손에 넣게 되고, 간절한 마음으로 니키와 관련된 소원을 빌게 됩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그의 바람은 현실이 됩니다. 하지만 누군가의 마음을 억지로 얻는다는 것이 과연 행복한 일일까요?

처음에는 꿈만 같았던 일이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하면서, 영화는 사랑과 집착의 경계가 어디까지인지 보여주기 시작합니다.


사랑일까, 집착일까?

<옵세션>을 보면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사랑과 집착의 경계를 꽤 섬뜩하게 보여준다는 점이었습니다.

베어가 처음부터 니키에게 바라는 것은 거창하지 않습니다. 그저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에게 똑같이 사랑받고 싶다는 마음에서 시작합니다.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가장 사랑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 자체는 누구나 한 번쯤 해볼 법한 감정이죠.

하지만 소원이 이루어진 순간부터 상황은 달라집니다. 베어가 원했던 것은 분명 ‘사랑’이었지만, 상대방의 의지와 상관없이 만들어진 감정은 과연 진짜 사랑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특히 니키의 사랑이 점점 강해질수록 처음에는 행복해하던 베어조차 부담과 두려움을 느끼기 시작합니다. 사랑받고 싶다는 욕망이 지나치게 커졌을 때 그것은 사랑이 아니라 집착이 될 수도 있다는 것, 영화는 그 과정을 꽤 극단적인 방식으로 보여줍니다.

저는 그래서 <옵세션>이 단순히 무서운 장면을 보여주는 공포영화라기보다, “내가 원하는 만큼 누군가가 나를 사랑해준다면 정말 행복할까?”라는 질문을 던지는 영화처럼 느껴졌습니다.

결국 사랑이라는 감정에는 상대방의 선택과 마음이 함께 있어야 한다는 것. 어쩌면 <옵세션>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초자연적인 현상보다도,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상대를 소유하고 싶어 하는 인간의 욕망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옵세션>을 보고 내가 느낀 것들

영화를 보고 나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건 조금 의외의 부분이었습니다.

영화는 표면적으로 니키가 베어에게 점점 집착해가는 모습을 강하게 보여줍니다. 행동도 갈수록 과격해지고, 사랑이라는 감정이 광기에 가까운 모습으로 변해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관객의 시선도 ‘니키의 집착이 얼마나 끔찍해지는가’에 쏠리게 됩니다.

그런데 저는 영화를 보는 내내 오히려 베어의 행동이 더 끔찍하게 느껴졌습니다.

니키가 이렇게 변하게 된 것은 자신의 선택이 아니었습니다. 베어가 빈 소원으로 인해 만들어진 감정이었고, 베어 역시 시간이 지나면서 자신이 원했던 니키의 사랑이 정상적인 모습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그런데도 그는 쉽게 니키를 놓아주지 못합니다.

특히 영화 중간중간 본래의 니키가 잠시 모습을 드러내 베어에게 애원하는 장면들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광적으로 베어를 사랑하는 니키의 모습 뒤에는, 사실 자신의 의지와 감정을 빼앗긴 채 그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 ‘진짜 니키’가 갇혀 있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에게는 니키가 베어를 쫓아다니는 장면보다, 그런 니키를 보면서도 결국 자신의 곁에 붙잡아두려 하는 베어의 모습이 훨씬 더 섬뜩했습니다. 니키의 집착은 소원이 만들어낸 결과라면, 베어에게는 그 상황을 알고도 놓지 못하는 자신의 선택이 있었으니까요.

결국 <옵세션>에서 말하는 ‘집착’은 과연 니키에게만 있었던 걸까? 오히려 사랑받고 싶다는 이유로 한 사람의 의지까지 빼앗아 자신의 곁에 붙잡아두려 했던 베어야말로, 이 영화가 보여주는 또 다른 의미의 ‘옵세션(Obsession)’이 아니었나 싶습니다.